Surprise Me!

[더깊은뉴스]축의금 받고 ‘비혼식’…결혼 안 할래요

2018-03-21 16 Dailymotion

<p></p><br /><br />결혼은 이제 필수가 아니라, 선택이라는 젊은 세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.<br><br>지난해 26만 4천 남녀가 결혼했습니다.<br><br>1970년 이후 가장 적었습니다.<br><br>그렇다보니 출산율도 역대 최저치였습니다.<br><br>여성 한 명이 평생 낳는 아이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, 1.05명으로 줄었습니다.<br><br>이런 숫자는 이런저런 이유로 결혼하지 않겠다는 '비혼'을 선언한 청년들이 영향을 미쳤습니다.<br><br>하지만, 우리의 관행과 제도는 이런 엄연한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데요.<br><br>박건영 기자의 '더깊은 뉴스'입니다.<br><br>[리포트]<br> 쉰 살을 앞둔 유명 방송인 박수홍 씨. <br> <br>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고, 혼자사는 또래들도 적지 않습니다. <br> <br>[박수홍 / 방송인] <br>“친구들을 오랜만에 만났는데 5명 중에 이혼한 친구가 2명이나 있고 저는 혼자 살고.” <br> <br> 박수홍 씨는 왜 결혼을 안 하고 있을까? <br> <br>[박수홍 / 방송인] <br>“혼자 살게 된다면 저한테 집중해서 저한테 잘해주는 시간을 갖고 싶어요.” <br><br>[박건영 기자] <br> 아직 결혼하지 않은 상태를 뜻하는 '미혼'. <br> <br> 그러나 최근엔 '비혼', 즉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고 말하는 현대인이 늘어나고 있습니다. <br><br> 혼자라서 더 행복하다는 비혼자들의 속사정을 들여다봤습니다. <br><br> 화장품 회사원 김슬기 씨와 매너 강사 최수희 씨. <br> <br> 전혀 모르는 두 사람 사이엔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. <br> <br> '결혼을 하지 않겠다’고 선언한 겁니다. <br><br>김슬기 씨는 지난해 축의금까지 받으며 비혼식을 열었습니다. <br> <br>'성혼 선언문' 대신 '비혼 선언문’을 직접 낭독했습니다. <br><br>[김슬기 / 비혼주의자] <br>“주변에서 늘 마주치면 결혼은 언제 할 거냐. 제 삶이 수동적으로 결혼을 목표로 달려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. 그래서 주체적인 삶을 살고 싶었고 비혼을 선택하게 됐습니다.“ <br> <br> 일 때문에 못 갔던 '유럽 비혼 여행'을 올해는 반드시 떠날 계획입니다. <br> <br> 회사는 비혼 선언을 한 김 씨에게 육아 수당 대신 반려동물 양육 수당을 주는 등 기혼자들 못지않게 지원하고 있습니다. <br><br>최수희 씨도 웨딩드레스를 입고 축가까지 들으며, 비혼식을 했습니다. <br> <br> [최수희 / 비혼주의자] <br> "루저 같은 느낌으로 받아들여지는 게 싫었고요. 나한테 투자하는 게 가장 현명한 판단인 것 같다는 선택을 저는 한 거예요.“ <br> <br> 최 씨는 부양가족에 투자할 시간을 일에 투자하는 '커리어 우먼 인생'에 만족하고 있습니다. <br><br>친구들도 최 씨의 '비혼 라이프'를 적극 응원하고 있습니다. <br> <br>[현장음] <br>"(결혼이) 필수는 아니지, 요즘 시대에. 나는 딸한테도 결혼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하지 말라고 해요. 얻는 것보다 여자들은 잃는 게 많은 거 같아요, 솔직히. (동감)" <br> <br>[현장음] <br>“대표적인 게 명절? 끔찍한 김장? 어른들은 김장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어서 고춧가루 사 오고. (이걸 편하게 할 수 있는데 굳이 그걸 내 손으로 직접 하셔야 한다는…)“ <br><br> 한 통계에 따르면, 남성의 36%, 여성의 절반 이상이 '결혼은 꼭 하지 않아도 된다'고 답했습니다. <br> <br> 결혼을 하게 되면 생기는 육아와 가사에 대한 부담, 경력 단절 등을 걱정하는 겁니다. <br><br> 함께 살지만 혼인 신고는 하지 않는 '프랑스형 동거족'들도 늘고 있습니다. <br><br> 일단 동거해본 뒤, 결혼 여부를 결정한다는 이른바 '결혼 인턴제'도 등장했습니다. <br><br> 47살 하모 씨도 연하의 남자 친구와 '결혼 인턴제’를 시작했습니다. <br> <br>[하모 씨(47)] <br>“ 계속 같이 살면 좋겠지만 다른 충돌이 있었을 경우에 서류적인 부분에 절차를 밟아서 (이혼)해야 한다는 그런 부담감도 있었고." <br> <br> 하지만 이런 동거 커플에겐 사회적 편견과 법적인 장벽이 적지 않다고 토로합니다. <br> <br>[하모 씨(47)] <br>"아이가 태어났을 때 동거적인 부분에서 어디에 이름을 올려야 하지?’ 이런 과제가 있겠죠. 가족 수당은 사실혼 관계가 10년 이상(이어야 한다는) 기준을 두더라고요. 그런 기준은 좀 불합리하다는 생각이 들어요.“ <br> <br> 현행법에 따르면, 이런 동거 커플이 낳은 아이는 부모 중 한 명의 호적에 '혼외 출생자'로 올릴 수밖에 없습니다. <br> <br> 신혼부부용 주택담보 대출은 엄두도 낼 수 없고, 의료 보험 혜택도 제대로 받을 수 없습니다. <br><br> 프랑스의 경우, 1999년부터 동거 커플에게도 법적인 부부와 동등한 각종 권리를 보장하고 있습니다. <br><br> 그 결과, 우려했던 출산율 저하 대신 출산율 상승이 지속적으로 이뤄졌습니다. <br><br> 우리 사회도 결혼에 대한 고정 관념을 변화하는 세태에 따라 바꿀 때가 됐다는 지적이 나옵니다. <br> <br>[변수정 /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] <br>“비혼·동거 가족이 우리 사회의 가족 유형 중 하나로 자리 잡는 것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보고요. 제도적 장치 마련에 대해서<br>장기적인 시각을 가지고 논의해야 합니다“ <br> <br> 인구 절벽으로 떨어지고 있는 우리 사회도 '비혼'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의 목소리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여야 할 시점입니다. <br> <br>채널A 뉴스 박건영입니다. <br><br>박건영 기자 change@donga.com <br> <br>연출 김남준 <br>글·구성 지한결 이소연 <br>그래픽 김승훈

Buy Now on CodeCanyon